가족, 친구 동반 모임이 많은 서양에서는 '사교 활동'이 많다. 반면 한국에서는 특별한 여가 문화나 대화 문화가 발달하지 못해 외국과 같은 공적 커뮤니케이션이 자연스럽지 못하다.

그래서일까. 우리나라에는 사이버 공간인 인터넷에 그 무엇보다 강한 커뮤니케이션 문화가 존재한다. 이른바 '게시판 문화'가 그것인데, 이는 인터넷 커뮤니티 공간에서 이용자 간의 상호 작용을 극대화하기 위해 주고받는 글쓰기 문화를 통틀어 일컫는 개념이다.

동일한 관심 주제, 비슷한 취미생활 등을 중심으로 커뮤니티 구축을 위한 노력들이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인터넷 게시판은 불특정 다수가 각종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기 때문에 면대면 커뮤니케이션이 익숙지 않은 우리나라 사람들로서는 오히려 더 자연스러운 수단이 되고 있을지 모른다.

이러한 한국의 인터넷 게시판 커뮤니티 문화는 개인뿐만 아니라 기업과 소비자간 소통(疏通) 방식을 변화시켰다.

소비자들은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다양한 선택 기회와 제품 및 서비스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경험과 정보를 다른 소비자들과 공유하게 되었다. 소비자들이 기업보다 똑똑해지기 시작한 것이다.

반면 많은 기업들은 과거 소비자보다 높은 정보력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개발하고 판매했던 우월적 위치와 비교할 때 점점 힘들어지게 되었다. 무엇보다 기업의 주도권은 점차 약화되는 반면 날카로운 비판과 안목을 가진 소비자들이 점차 늘어났기 때문이다.

사실 기업 입장에서 보면 이러한 소비자들을 충성스러운 고객으로 만들기가 매우 어렵다. 이들은 인터넷을 통해 사용후기나 제품에 대한 불만을 즉각적으로 기업에게 전달하는 등 소비자로서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표출하고 있다. 심지어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에는 불매운동을 벌이는 등 온라인을 통한 소비자 연대를 구축하기도 한다. 최근 기업 및 브랜드 안티 사이트가 늘어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사실을 잘 증명해주고 있다.

과거와 달리 이러한 소비자들을 기업 입장에서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그래서 최근 기업들은 이들 요구에 부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제품 또는 서비스를 출시할 때 관련 동호회, 파워블로거 등 인터넷 사용자들에게 우선 사용하길 권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기업 블로그, 카페 등 인터넷 커뮤니티를 강조하는 이유도 '깐깐한 소비자'를 자사의 '충성고객'으로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다.

요즘 기업에서는 '인터넷'에서 물건을 만든다는 말을 한다. 이는 까다로운 소비자들이 기업의 마케팅 활동에 부정적으로만 개입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고객상담 사이트에 불만 사항을 논리적으로 설명함으로써, 신제품이나 신규 서비스를 개발하고 업그레이드하는데 중요한 아이디어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A라는 기업이 '친근하다'는 이미지를 소비자에게 심어주려면 수십, 수백억 원의 광고비를 지불해야 했다. 하지만 게시판 문화를 활용해 소비자들과 소통 관계를 형성한다면 커뮤니케이션 활동만으로도 가능한 일이 됐다.

이제는 인터넷을 제대로 읽어야 기업이 살아남을 수 있다. 특히 인터넷 커뮤니티를 주도하는 '깐깐한 소비자들'은 기업들이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되는 절대 기준이 되어야 한다. 음식을 먹으러 갈 때 가장 까다로운 사람의 입맛에 맞추듯, 기업들도 무난한 고객보다는 까다로운 쪽에 맞춰야 한다. 안목과 비판을 가진 소비자들과의 관계를 구축하고 강화해 나가야 한다. 길을 만들면 무난한 사람들은 따라가기 마련이다.

여기서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 바로 '소통의 진정성'이다. 상업적 의도가 배제된 '소통의 장(場)'을 통해 소비자와의 친근감은 더욱 강화되고 신뢰는 배가될 수 있다.

최근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 우리나라 제품이 세계시장을 석권하는 데는 인터넷을 통한 국내 소비자들의 날카로운 비판이 큰 역할을 했다고 본다. 한국이 IT의 테스트베드(Test Bed)를 넘어서 모든 제품의 테스트베드(Test Bed)로서의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이유는 한국의 소비자들이 단순히 소비 주체가 아닌 최고의 테스트맨들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인터넷의 부작용을 두려워하기 보다는 소비자와의 소통의 기회로 활용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까다로운 소비자가 생산한 다양한 콘텐츠가 다른 소비자들에게 제공됨으로써 기업보다 더 높은 신뢰를 주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인터넷이 계속 발달하고 있는 지금, 소비자와 진정으로 소통하는 기업이 그만큼 유리한 고지에 올라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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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이재석

 현재 온라인에서의 상거래는 인터넷이라는 플랫폼을 통해 누구나 원하는 제품을 공급하고, 구입할 수 있는 탄탄한 구조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인터넷에서 물건을 산다는 것은 신기한 일이었지만, 지금은인터넷 사용자 중 약 56%가 온라인 쇼핑몰에서 물건을 구입한다고 하니 그야말로 탄탄대로다. 

우리나라의 온∙오프라인 유통과 소비 행태는 대규모 업체로 집중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오프라인의 경우 백화점∙대형 할인마트가 소규모 슈퍼마켓∙시장을 잠식한지 오래이며, 온라인 전자상거래도 종합쇼핑몰∙오픈마켓 등 규모가 있는 사이트로 쏠리면서 대형화 선호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오픈마켓의 경우 가격 경쟁력과 개방성을 내세워 인터넷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키웠으며, 종합쇼핑몰도 다수 대기업이 진출하면서 차별화된 서비스로 강력한 사용자층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G마켓, 옥션 같은 업계 1, 2위의 상권 통합까지 이루어지면서 시장 잠식을 예고하고 있지 않은가.

물론 이러한 대형화는 온라인 상권의 파이를 키우는 데 일조한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는 시장의 장밋빛 미래까지 담보하지 못한다. 인터넷이라는 플랫폼을 통해 가격정보가 공유되면서 판매자들의 마진이 크게 낮아지고, 여러 거대업체가 같이 살기 힘들어지는 등의 역효과가 나타나게 되었기 때문이다.

답이 없는 것은 아니다. 롱테일(The Long Tail) 법칙이 있다. 이는 잘 팔리는 상위 20%의 히트제품이 전체 매출의 80%를 형성한다는 '파레토 법칙'의 반대 개념으로, 비인기 상품인 80%에 해당하는 틈새제품을 활성화시켜 매출을 얻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롱테일 법칙은 온라인 상거래에서 적용되면 좋을 법한 이론이다. 오프라인 매장과는 달리 온라인에서는 다양한 물품을 전시할 수 있고, 또 오프라인에서는 명함을 내밀지 못한 제품들이 팔릴 수 있어 실제로 다수의 틈새제품이 유의미한 매출 효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보통 오프라인에서는 평균적인 고객을 대상으로 잘 팔릴 만한 제품을 주로 취급할 뿐만 아니라 한번 디스플레이 된 제품의 구색은 일정 기간 유지된다. 그러나 온라인에서는 다양한 소비자의 구미에 맞는 최신 트렌드의 제품을 제공할 수 있다.

실례로 '의류'의 경우만 보아도 키 작은 남성, 빅 사이즈 여성 등을 위한 옷은 분명 오프라인 시장에서 소외받았던 상품들이었지만 온라인에서는 남들과 다르고, 보다 세분화된 고객층을 공략해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분야로의 인식을 심어주었다. 또 온라인에서는 시험 및 면접 경험담, 이력서 및 자기소개서 컨설팅, 기획서 및 공문서 양식 등 노하우를 중개하는 무형의 상품까지 판매하면서 틈새시장을 파고들기도 한다.

이렇듯 온라인에서는 오프라인에서보다 높은 전문성과 고객 취향의 세분화를 통해 성공할 수 있는 사례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롱테일 법칙은 온라인 상거래가 더욱 성장하기 위해 나아갈 방향을 시사해 준다. 획일적인 제품을 저가 가격 정책을 통해서만 차별화시켜서는 소비자들을 만족시킬 수 없고, 다양한 고객층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의 폭을 크게 늘려야 한다는 것. 또 보다 세분화된 고객층을 대상으로 보다 전문화된 아이템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말이다.

실제로 최근 들어 온라인 상거래 시장은 다수의 소규모 판매자들이 진출하면서 유통 권력이 전문화되고 있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거대한 '공룡 쇼핑몰'들이 이미 자리를 잡고 있는 상태에서 그들을 따라잡기보다는 다양한 볼거리, 전문성을 띤 정보 등을 제공할 수 있는 작지만 전문화된 형태의 온라인 쇼핑몰을 개발하려는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

많은 전문기관에서는 쇼핑 시장의 무게 중심이 온라인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전망한다. 이는 앞으로의 시장 성장 가능성이 더욱 밝음을 예측하게 해준다. 하지만 온라인 상거래 시장이 보다 성숙하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전문화되고 있는 패러다임 변화를 간파하고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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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이재석

영화 '다이하드4.0'은 해킹으로 인한 '디지털 테러'를 다룬다. 교통, 통신, 금융 등 모든 미국의 네트워크가 테러리스트의 손아귀에 들어가자, 주인공이 천신만고 끝에 공황상태에 빠진 미국을 구한다는 이야기다.

이 영화에는 주목해야 할 점이 있다. 악당들이 네트워크로 연결된 웬만한 컴퓨터는 해킹에 성공하지만, 공용 네트워크에 맞물려있지 않아 접근이 어려운 컴퓨터는 해킹이 불가능해 건물로 직접 침입을 시도한다는 사실이다. 접근 가능성이 낮으면 보안에 대한 안전성이 증가하는 것을 확인시켜 주고 있는 셈이다. 바꿔 생각해보면 보안에 대한 안전성을 높이고자 한다면 접근성이나 편의성은 떨어지기 마련이다.

우리가 지문인식기에 손가락을 가져다 댈 때 느끼는 약간의 긴장감은 대충 가져다 댔을 때 인증에 실패한 경험 때문일 것이다. 이것도 엄정하고 정밀하게 안전성을 추구함으로써 편의성이 떨어지는 현상으로 바라볼 수 있다. 만약 긴장감 없이 손가락을 가져다 댈 수 있다면 신뢰할 수 있는 결과는 얻기 어려워질지 모른다.

편의성을 추구하면 원치 않은 접근이 가능하고 프라이버시도 침해될 수 있다. 인터넷 환경도 마찬가지다. 보다 다양한 기술이 등장하고 사용자가 늘어나면 늘어날 수록 뒷면의 리스크는 함께 커져간다.

바이러스, 웜 등에서부터 최근의 피싱 사기에 이르기까지 개인 사용자들은 보안 위협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으며 스팸, 불법 콘텐츠를 통한 저작권 위반, '짝퉁' 콘텐츠, 분산서비스거부 공격(D-Dos) 등 다양한 디지털 공해들도 끊임없이 생성되고 있다. 실제로 이러한 공해들은 시스템 훼손 및 개인 데이터 손실 등과 같은 피해를 야기하고 있으며 개인 프라이버시가 완전하게 보호되기는 어렵다는 인식을 주고 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사이버 모욕죄, 인터넷 실명제 등 인터넷 이슈도 또한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이처럼 '접근성, 편리성'과 '보안에 대한 안전성'은 공존함과 동시에 서로 끊임없이 상충하는 양상을 보인다. 하지만 우리가 하기에 따라서 길은 열릴 수 있다. 접근성, 편의성의 용이함과 동시에 보안의 안정성이 지켜지기 위해서는 기술의 발전과 함께 인식과 습관,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 특히 해당 관계자의 교양, 의식수준이 높을수록 문제 해결의 가능성은 커지게 된다.

스웨덴의 경우 수상 관저 앞에는 경비원이 없고 아무나 들어갈 수 있도록 문을 잠그지도 않는다고 한다. 누구에게나 접근이 허용되어 있었지만 위험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과 인식, 그간의 문화가 몸에 배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요즘 우리나라에도 이웃집과 담장이라는 경계 울타리가 없는 사례가 계속 늘고 있다. 실제 담장이 열린 공간으로 변한 동네는 이웃이 함께 개방적으로 살기 때문에 오히려 방범 활동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인터넷도 담장이 없는, 누구나 함께 네티즌이 쉽게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이다. 따라서 인터넷 세상의 안전을 위해서는 보안 기술과 함께 인식과 습관,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 인간의 변화 없이 기술에만 의존해서 리스크를 막으려 하면 조금은 안전해질 수 있겠지만 접근성, 편의성이라는 인터넷 본연의 기능은 상실하게 될 것이다.

인터넷의 수많은 부작용을 해결하려면 규제로 접근하는 방법보다는 인터넷 사용자 모두의 성의 있는 자정 노력이 먼저 있어야 한다. 과연 우리가 어떤 방법을 지향해야 하는지, 나아가 성공했을 때 전 세계 인터넷 문화의 리더가 될 자격이 있는지를 한 번쯤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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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이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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